새벽 2시..잠이 안온다..자동차 고민 slk vs e카브리올레 vs 박스터
요즘들어 잠자는 시간이 부쩍 늦어졌다. 지금도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잠이 안온다.. 백수생활도 이제 3개월차로 접어들었고, 이 시간에 깨어있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실은 오늘 1년반동안 차를 팔고, 새차로 뭘 사면 좋을지 고민을 하느라 잠을 못잤다. 사실 차만 팔리면 일사천리로 다음차를 살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놈의 선택의 고민은 끝이 없다.
바로 이놈들때문
원래는 벤츠 slk를 살 생각이었는데, 매물을 둘러보니 엄청 싼 11년식 박스터가 있어서(slk보다 싼 11년식 박스터라니) 그걸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이미 지난번에 밤새서 고민을 했었다. (진짜 밤샘) 그리고 결국 내린 결론은 '박스터를 사자' 였다.
그래서 그 다음날 아침 해당 차량의 번호로 카히스토리(사고이력조회) 조회를 하니 전손처리가 두번은 났던 차였다. 차값이 8천만원 언저리인데 7천2백만원 피해액이 두번이나...
그래서 역시 아아 박스터가 이렇게 저렴할리가 없지..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 하고 다시 slk로 맘을 돌리려는데 여태까지의 slk는 온데간데 없고 웬 못생긴 차만 보이는게 아닌가..
SLK. 사진빨이다. (사진출처 : 네이버 자동차이지만 얘들도 퍼왔겠지)
이미 나는 사지도 않은 slk는 건너뛰고 포르쉐 포르쉐만 머리속에 외치고 있었당. 그렇지만 이미 내 몸속엔 포르쉐 바이러스가 침투하고..그렇게 포르쉐를 떨치기 위해서 또 하룻밤을 밤을 새서 내린 결정은 'e클 까브리올레를 사자' 였다.
slk가 이제와서 생각을 해보면 상당히 가격거품이 있는 차량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r172 모델(현재 팔리고 있는)은 신차 출고가가 7000정도이지만, 12년식이든 13년식이든 4500~5000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다. 20~25% 정도 감가된 것이긴 하지만, 저 가격이면 11년식 e클 까브리올레를 살수가 있다..그것도 꽤나 깨끗한 애로 데려올 수 있다.
E클래스 카브리올레. 2열에 의자가 두개 붙어있다는거 자체가 축복이다.
근데 사실 중요한건 현재의 차 값이 아니라 앞으로 감가가 얼마나 빨리 되느냐 이다. 사실 5천만원짜리 차를 2년을 타고 3000만원이 되는 것과, 7천만원짜리 차를 사서 2년뒤에 5500만원이 되는 것을 비교하면.. 빚내지 않고 사는 이상 7천만원짜리 차를 사는 것이 더 이득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또 포르쉐 박스터s(987) 로 마음을 돌리게 된다. 사실 보험료, 자동차세는 e클 까브리나 박스터나 거의 똑같이 나온다. 그 외에 유지비야 당연히 박스터가 더 많이 나오겠지만, 하다못해 윈터타이어 값만 해도 3배 가량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사실 포르쉐를 한번 보고 나면 일반 독일차들은 눈에 안들어온다. (1억 넘는 애들 빼고)
포르쉐 박스터(987). 이게 07년도에 나온 디자인이라는게 말이되냐 이기야
그래서 어떻게든 내자신을 포르쉐로 설득시키고, 그래 포르쉐를 사자! 라고 맘을 먹었지만, 벤츠의 안락함을 또 포기할수가 없다. 이클 까브리의 편안한 시트와 2열공간의 장점.. 그리고 추후 패밀리 세단으로까지 병행할수 있다는 장점..등등..게다가 가격도 우선 더 싸니 말이다.
그렇지만 내가 이 두가지 차량을 동시에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인생이 더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둘다 신차로 당장 뽑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물론 더 좋은 한대의 차를 살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오히려 재미없는 인생이 될 것 같다.
과연 한달 뒤에 나는 무슨 차를 샀을까요.